작성일자 : 2021-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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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에 '잘 지는법'에 대해서 글을 쓰면서
내가 축구를 통해서 배운 것들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오늘 날의 내가 되는데 까지 축구가 많은 기여를 했다는 것은 꽤나 오래전부터 인지하고 있었다.
사실 4년의 구력이라면 길다고 보기는 힘들다.
워낙 오래 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러한 짧은 시간에 나는 배운 것이 많다고 생각하여
이 기회에 내가 축구를 하면서 배운 것들을 기록해두려고 한다.
요즘 정말 뜨거운 사랑을 받는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SBS의 수요일 예능인 '골 때리는 그녀들'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중인 여성 연예인들이 저마다의 특성을 가진 팀을 구성하여 풋살 경기를 한다.
어릴 때 축구를 했던 경험을 가진 사람도 있는 반면 축구의 '축'자도 모르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기에 물론 출연진마다 실력의 편차가 있으나,
못하면 못하는대로 잘하면 잘하는대로 정말 재미있다.
여자 축구 저변 확대에 기여했다라는 좋은 의미도 있지만,
요즘 이 골때녀를 보며 축구 자체의 의미에 대해서 더더욱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축구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출연진도, 축구를 비교적 잘하는 출연진도 너나 할것 없이
경기에서 지니 폭풍 오열 하는 것을 봤다.
'나 때문에 졌다' 말을 하면서 말이다.
본인이 조금만 더 잘했다면, 더 나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말이다.
그런 말을 하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에 나도 그 감정을 알기에 덩달아 눈물이 고이곤 했었다.
'나 때문에 졌다'라는 말에는 책임감이 내포 되어 있다.
축구를 포함한 많은 단체 종목엔 포지션이 있다.
포지션마다 주로 활동하는 구역이 있고, 역할도 나뉘어져 있다.
수비는 실점을 하지 않기 위해 막아야 하고, 미드필더는 수비와 공격의 허리역할을 해야하며
공격은 승리를 하기 위해 득점을 해야한다.
필드위의 11명 중에서 1명이라도 본인의 역할을 다해내지 못한다면
질 수 있는 것이 축구이고 팀 스포츠이다.
경기에서 지게 되면 처음에는 팀에 폐를 끼치기 싫은 심리로 노력을 하곤 한다.
'나 때문에 졌다'라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하기 위해
구성원 모두가 노력하면 모두의 실력이 향상되고 이는 곧 팀의 성장으로 이어진다.
이를 통해 팀의 성장을 몸소 느끼게 되면,
선수 개개인은 성취감을 느끼며 개인과 팀은 더더욱 발전을 하며 선순환을 하게 된다.
나는 이러한 감정과 책임감이라는 덕목을 어릴때 축구를 통해서 배울 수 있었다.
출처: https://entertain.naver.com/read?oid=109&aid=0004445312
축구를 그만두고도 비단 축구를 포함한 스포츠 활동을 할때 뿐만아니라
대학에서 그룹 과제를 할 때도, 학생회를 할 때도 맡은 바 책임을 다하는 것 나에게 당연한 일이 되었다.
사소한 일에서도 책임을 다하지 않는 것은 나 스스로 용납할 수 없었다.
과유불급.
물론 뭐든지 과한 것은 좋지 않다.
과한 열정과 과한 책임감은 때때로 팀에게 안좋은 영향을 미칠수도 있다.
이에 시간을 거듭할수록 상황에 맞게 책임감을 발휘하는 융통성도 배울 수 있었다.
코로나로 인해 불가피하게 사회가 개인주의로 팽배해지고, 공동체 의식이 많이 약화되었다.
오늘 읽기 시작한 트렌드 코리아 2022에서 이와 관련해서 인상 깊었던 구절이 있다.
'공동체에 닥친 문제를 나의 문제로 받아들이고, 타인의 고통을 나의 고통으로 이해할 줄 알아야만 지속가능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 잊지말자. 내 아이가 행복하려면 이웃집 아이가 행복해야 한다.'는 구절이다.
책임감보다는 공동체 의식을 강조하는 구절이지만, 책임감과도 많은 연관이 있다고 생각한다.
사회 구성원으로서 책임감이 없다면 공동체 의식 역시 갖기란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단언할 순 없지만 축구를 하지 않았다면, 난 아마 책임감이 그리 강하지 않았을 것같다.
외동으로 자라 다른 사람과 잘 어울리는 것에서 미숙했을 수도 있고, (실제로 어릴땐 그랬던것 같다)
내 인생에서 축구를 지워보면 축구를 할때 배운 것 만큼의 책임감을 배웠을 만한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나이를 한살 한살 먹을수록, 경험이 하나씩 쌓일 수록 책임의 무게는 점점 무거워지곤 한다.
책임감은 때론 부담감이 된다. 이는 발전과 성장을 방해하고, 실패를 맛보게 할 수 있다.
물론 그것 또한 자체로 의미가 있겠지만,
이를 두려워하기보다는 즐기면서 더 큰 책임감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나 스스로 준비를 해나가야겠다.